바튼 아카데미
영화 기본정보
바튼 아카데미 The Holdovers 2023
감독 : 알렉산더 페인, 각본: 데이비드 헤밍 슨
장르 : 코미디, 드라마
주요 인물 :
폴 지아미티- 폴 허넘 역_선생님
도미닉 세사- 앵거스 털리 역_학생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 메리 램 역_영양사 선생님
런타임: 133분
우리나라 개봉일 2024,2,21
감상평
일단 이 영화 진짜 너무 좋다. 그러니 무조건 꼭! 보시길 바란다. 무조건 영화관에서 보셔야 합니다.
아직 개봉 전이지만 기획전을 통해 빠르게 보게 되었다. 어떤 영화사 직원 한분이 올해 최애 예상작으로 꼽아서 은근 기대 했던 영화였다. 기대만큼 굉장히 좋았다. 일단 포스터만 보고서는 영화의 분위기를 짐작하기 어려웠는데 직접 보니 의도된 빈티지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빈티지한 폰트의 사용등으로 영화의 미술적인 부분 전체가 무척이나 느낌 있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눈이 한가득인 배경과 크리스마스에 벌어지는 일이라 그때를 맞춰서 개봉했다면 큰 시너지가 있었을 것 같다. 눈과 크리스마스 시즌이라는 특정 분위기 때문에 큰 화면에서 보는 걸 적극 추천한다.
영화의 원 제목은 the holdovers라고 굳이 한국 식으로 풀자면 “쩌리들”이라고 말할 수 있으려나?
주인공 폴 허넘 선생님과 똑똑하지만 좀 재수 없는 학생 앵거스가 크리스마스에 외로운 쩌리로 학교에 남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밉상이면서 찌질하고 못된 것 같은데 착한 오묘하고 어딘가 정이 가는 캐릭터들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상당히 찌질하면서도 상당히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드는데 고수라고 한다. 코미디 영화가 그의 스페셜티인데 바튼 아카데미도 보면서 다양한 종류의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아주 재밌는 영화다. 거의 장면마다 유머가 있어서 계속 웃었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분명 페인 감독의 유머에 스며들게 될 것이다. 감독의 다른 작품에서는 또 어떤 캐릭터를 유머러스하면서 애잔하게 만들었을지 궁금해졌다.
세명의 외톨이
* 폴 허넘
하버드를 나온 실력자였다. 바튼이라는 사립 명문 기숙학교에서 고대역사과목을 가르친다. 독신인데 비혼주의는 아닌 것 같다. 학생들을 쥐 잡듯 잡는다. 학점 주는데 아주 야박한 편이고 점수를 매기는데 자신만의 고집이 있다. 앵거스 털리가 학기말 점수가 제일 높았는데 B+이었다. 나머지는 거의 D와 F사이에서 화려한 댄스를 추고 있고 F+인가 -도 있었다. 학생들이 점수에 불만을 토로하니 종강날 새로운 진도를 나가고 바로 재시험을 보게 해 주겠다고 하는 밉상 선생님이다. 학교의 전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전통 따지는 사람치고 알코올홀릭이다. 짐빔 중독자이다. 성격과 외모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캐스팅 최고. 그래도 볼수록 귀엽고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학교에서 숙식을 하여 방학이 되면 학교에 남아있다. 방학이 시작되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인 아이들과 함께 방학을 보낸다.
방학인데도 남은 아이들에게 자꾸 공부와 체력 훈련을 시켜서 쉬지도 못하게 한다. 이번 방학에도 역시 남은 아이들과 이렇게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아이들 중 한 명의 아버지가 헬기를 타고 아들을 데리러 오면서 남은 아이들을 함께 데리고 간다. 스키장에도 가고 즐거운 방학을 보내게 해 준다는데 부모님과 연락이 안 된 앵거스만 남게 되고 그와 허넘 선생 둘이서 방학을 보내게 돼버린다.
앵거스를 단독으로 커버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들이 하나 둘 흘러가면서 허넘 선생님은 마음속 벽장에 꽁꽁 숨겨두었던 자신의 따뜻함을 오픈하게 된다. 앵거스라는 아이를 이해하려고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사람들과 연대하면서 오는 즐거움이 무엇이었는지 새록새록 느낀다.
* 앵거스 털리
이혼 가정의 자녀다. 똑똑한데 팩트폭격을 잘해서 재수 없는 성격이다. 마르고 길쭉하며 뾰족한 느낌의 외모가 성격이랑 궁합이 잘 맞는다.
앵거스는 이번 방학에 보스턴도 가고 계획이 참 많았다. 성적도 다른 애들보다 잘 받아서 진학에 문제도 없으니 누구보다 이번 방학이 기대되었을 텐데 데리러 오기로 한 엄마가 약속을 지키지 않게 되면서 학교에 남게 된다. 소외감과 다른 아이들에게 떠벌렸던 것들이 부끄럽기도 해서 잔뜩 꼬장을 부린다. 앵거스 포함 총 4명의 아이들이 함께 남았는데 이 친구들 마저 즐거운 방학을 보내러 좋은 기회에 학교 밖으로 떠나게 된다. 이제부터 진짜 싫어하는 허넘 선생님과 단 둘이 방학을 보내야 한다. 그래도 여차저차 말썽도 부리고 고집도 부리면서 허넘 선생님을 잘 꼬드겨 보스턴에도 가보게 된다 (메리램 급식 선생님이 허넘을 다그쳐서 가게 된 것이기도 함) 보스턴에서 허넘선생님의 새로운 모습도 보고 어딘가 모르게 우정이 생겨남을 느낀다. 보스턴에 그토록 가보고 싶어 했던 이유는 아빠가 이곳에 있어서였는데 여행 중 허넘 선생님 몰래 아빠를 만나려다가 들켜버린다.
앵거스의 평소 자신만만하고 거들먹거리는 행동 뒤편에는 가족으로부터 오는 소외감과 기대고 싶은 아버지의 부재 등 잔뜩 상처 난 작은 마음이 침울하게 웅크리고 있었다.
* 메리 램
바튼 기숙학교에서 영양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이다. 그녀 역시 학교에서 지낸다. 방학마다 허넘 선생님과 남게 되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해준다. 항상 위스키를 마시고 허넘 선생님이랑은 잘 통하는 편이다. 아들이 바튼 아카데미 졸업생이다. 이름은 커티스 램, 대학 등록금 문제로 군입대를 하여 베트남 전에 참전하였다 전사했다. 학교에서는 그를 영웅이라고 추모하지만 매리는 그런 것들이 달갑지는 않다.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도 여러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 이유는 가난하거나 흑인 이거나 둘 중 하나 일 것이다. 힘 있는 자들에게 기회를 뺴았겼는데도 국가를 위해 가장 큰 희생을 치렀다. 커티스의 기회를 가져간 이미 가진 자들은 국가를 위해 어떤 것도 희생하지 않았다는 게 부조리했다. 상실로 마음이 아픈 메리에게 이번 크리스마스는 특별하다. 동생이 아기를 가져서 축하해 주기 위해 만나러 가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앵거스와 허넘선생님과 함께 학교 밖으로 나오면서 이들과 학교 밖 우정을 만들어 가게 되고 위로받는다. 그녀의 동생은 아기가 남자아기면 미들네임을 메리의 아들’ 커티스’로 지어줄 거라고 약속한다. 메리 램 선생님은 아주 따뜻한 사람이다. 그녀는 보스턴에서의 일 때문에 곤란에 처한 앵거스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이해, 공감, 위로의 힘
서로의 마음 한 켠 빈 곳을 알아버리게 된 이 세 사람의 따뜻한 여정과 결단을 보면서 우리 위로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