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기본정보
나의 올드오크 (함께 먹을 때 더 단단해진다) _ 2023
감독:켄 로치 Ken Loach
영국영화
런타임 113분
영화사 진진에서 수입
평점 9점대
영화의 연출 적 특징
* 비전문 배우들과의 촬영 : 자본주의의 폐단(?)에 저항하고자 하는 감독의 가치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감독은 어느 정도 사회주의를 지지한다고 한다.
* 난민 역할의 배우들 : 실제로 난민이었던 배우들과 작업했다. 아마도 영화 촬영동안 배우와 스텝들이 굉장한 소통을 했을 것 같다.
* 극 시간의 순서대로 영화를 촬영했다 : 많은 제작비가 들어가는 작업이지만 촬영의 몰입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한다. 직업 배우보다 비전문 배우를 고용 함으로 촬영에 대한 소비를 잘 조절하게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 대본이 따로 없는 연출이었다 : 배우와 스텝들이 연대하여 공동체처럼 연출했다고 한다. 배우에게 이후에 일어날 일을 모르게 해서 극으로 더욱 몰입하게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극본이 당일에 주어지긴 했다고 하며 애드리브가 아닌 극본에서의 정확한 대사로 촬영되었다고 한다.
소통과 연대의 의미
모두가 어려울 때 희망이란 단어마저 버거울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아일랜드의 가난하고 작은 폐광촌 마을, 이곳에 시리아 난민들이 오게 된다. 갑자기 난민 이라니 당황하고 화가 난 마을 사람들. 정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외면당함으로써 삶의 터전이 무너진 사람들에게 떠 넘겨진 난민 이라니 가혹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그들의 난민에 대한 경계와 강한 거부를 참으로 냉정 하다고 손가락질할 수만도 없는 것이다.이 마을의 아이들도 너무 가난해서 자주 굶으며 자전거 하나 가지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인데 말이다. 그러나 전쟁 중에 모든 걸 잃고 온 사람들 보다는 또 나은 형편인 것도 사실이다. 관점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가 어려운 문제다. 여기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게 왜 아일랜드 정부는 아일랜드 중 부자 동네에 난민을 받아주지 않고 가난한 지역에 이들을 보냈는가 이다.관용을 베푸는 것 같으나 실은 허울뿐 일지도 모른다는 소름 돋는 생각이 스친다. 이미 한번 버려진 곳, 저항에서 저버려 목소리를 내기 힘든 이 폐광촌 마을에 자기들도 어쩌기 힘든 난민들을 욱여넣은 것이 아닐까..? 그래서 마지막 장면의 행진 씬이 마음 아팠던 거 같다. 그들이 그들만의 선한 저항으로 냉담과 맞서는 그 부분이 가슴 한 곳을 시리게 콕콕 찔렀다. 그래 이영화는 사실 마음에 어떤 준비를 좀 해두고 봐야 더욱 많은 것들이 보이는 영화 같다.
올드오크에 모인 사람들과 난민 이 두 공동체가 이루어낸 화합의 방식은 지극히 소소한 소통이었다.
난민 소녀 ‘야리’는 이제 아일랜드 내 다른 도시 그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을 이곳의 역사를 진심으로 궁금해하고 공감한다. 그리고 소아당뇨로(아마도 가난으로 인한) 실신 직전의 아이를 도와주었고 또 안타까운 사고로 삶의 유일한 희망과 즐거움이었던 존재를 잃은 올드오크의 주인 'TJ'를 진심으로 위로해 준다. 도움과 위로가 화해의 씨앗이 되어 주기 시작했다. 그녀뿐 아니라 그녀의 가족과 난민들은 자신들에게 차가운 이 도시의 사람들에게 오히려 따뜻했다. 난민이라면 당연히 각종 범죄를 몰고 오겠지 라는 편견은 어릴 적 침대 밑 상상 속 괴물 같은 것이었다.
이렇게 작은 소통들이 쌓여 소녀 야리와 TJ 그리고 몇몇의 사람들이 합심해서 오래된 펍 올드오크의 역사를 다시금 열기로 한다. 어려운 상황에도 난민들과 마을 사람들이 노력했고 그 공간에서 식사를 나누고 화합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끝내 마음을 닫은 몇 명의 방해공작으로 계속적인 나눔이 어려워졌지만 결과적으로 이 일은 더 큰 화합의 발판이 되어 폐광 이후 모두가 잊은 것처럼 보였던 희망이란 것을 다시 꺼내도록 이끌어 주었다.
"희망 때문에 어렵다, 희망이 무엇일까? 그런 게 있을까?"라고 계속 적으로 질문하고 있었지만 희망이란 건 결국 우리가 어디에 시선을 두기로 결정했냐에 따라 있을 수도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이었다. 세상의 냉담에 잠식되어 그대로 굳어지지 말자는 감독의 메시지에 공감하며 우리에게 만연해져 있는 타인에 대한 냉담에 어떻게 저항해야 할까 라는 고민을 해보게 되었다.
영화에서 두 공동체의 연합을 이끌어 낸 그 '공감과 관심'이란 힘은 그냥 판타지가 아닌 이 시대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가장 현실적인 처방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켄로치 감독 Ken Loach
무려 36년생이다. 현재 90세에 가까운 연세다. 이번에 개봉한 올드오크의 작품성이나 촬영의 기술적 뒷 이야기를 듣고 정말 놀랐고 감동했다. 황금 종려상 2번 받으신 것보다 저 연세에 이런 영화를 만들어 내신 것이 너무 대단했다. 노동자와 인권문제에 관한 주제가 그의 작품의 핵심인데 이번 영화가 이런 주제에 대해 정확하게 찍어 짚으면서도 힘은 쫙 뺀 잘 만든 영화 라고 한다. 감독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아직도 못 봤는데 어서 서둘러 봐야겠다. 오열한다고 하는데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고 봐야겠다.
+ 여담
난민 주제로 한 영화 한 편 추천해 드리고 싶다.
'더 스위머스'
역시 시리아 난민 이야기고 난민에 대한 편견을 어느 정도 깨 줄 것이다. 수영 영화인 줄 알고 (본인 수친자) 선택했으나 처음으로 난민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는 영화가 되었다.
그런데 난민들이 일으키는 문제가 여러 국가들에 위기를 준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는 문제다. 그래서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