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메이 디셈버, 조의 나비.

by hi tortue 2024. 3. 13.

MAY DECEMBER

poster

 


영화 기본정보

 

감독: 토드 헤인즈
각본: 새미 버치, 알렉스 메카닉
장르: 드라마, 로맨스
출연: 줄리안 무어, 나탈리 포트만, 찰스멜튼
줄리안 무어- 그레이시 애서튼 유 역
나탈리 포트만- 엘리자베스 베리 역
찰스 멜튼- 조 유 역
상영시간:117분
한국 개봉일:2024년 3월 13일
수상: 2024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각본 상 후보에 올랐다.
제작 배경: 1996년 메리 케이 리투어노 (Mary Kay Letourneau)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와 제작하였다.

 


관람평

 

23살 차이의 연인이 있다면 놀랍긴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기에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둘의 만남이 언제 시작되었는가를 놓고 보면 관점은 360도 달라진다. 13살의 소년 조 와 그의 스승 36살 그레이시 이 두 사람은 서로가 사랑하는 사이라고 주장하지만 여자는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법의 처벌을 받게 되었다. 13살이라면 전두엽이 다 성장을 마치지 못한 상태라 이성적 사고를 할 수 없고 본능적 욕구에 의해 행동하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미성년자와 성적으로 관계를 맺는 경우는 절대적으로 범죄의 영역에 속한다. 그런데 조와 그레이시는 법적 처벌에도 불구하고 둘의 관계를 이어 나간다. 그레이시는 감옥에서 출산을 하였고 출소하여 조와 결혼해 아이들을 키우며 보통의 평범한 가정을 일구고 살아간다. 그들은 여러 방식으로 주목되어 소비된다. 싸구려 성인 영화로 이들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거나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공격당하는 것은 일상이다. 그러던 어느 날 유명 배우 엘리자베스는 이들의 이야기를 이전의 것과 다른 시선의 영화로 재제작하고자 하였고 이들의 곁 가까이에 다가간다. 자신은 이 사람들을 깊이 이해하고 이전과 다른 접근으로 어떤 오해를 풀어주려 한다는 태도를 취하는데 과연 엘리자베스는 그럴 만한 사람인가? 또 그럴 만한 자격은 있는 사람인가? 영화는 이런 시선에 대해 객관성을 가지듯 한 인물에 몰입되지 않도록 공감을 배제시키고 이야기를 끌어 나간다.

 

인물별로 살펴보는 줄거리

 

 엘리자베스 베리
 
조와 그레이시는 자신들의 사건을 지난 과거로 접어두고 현재의 삶에 집중하여 살아간다. 아이들을 키우고 가족을 위해 일을 하고 평범하게 살고자 노력해 왔다. 배우 엘리자베스가 본 이들에 대한 첫인상은 놀라 울 정도로 평범했다. 그녀가 영화를 제작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다면 이들은 계속 이런 평범한 하루들을 보냈을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다른 이들과 별다를 것 없어 보였던 조와 그레이시의 삶의 평범을 깨고 배우로서 이 둘에게서 감정적으로 어떤 자극점을 이끌어 내고자 조금씩 신경에 거슬리는 행동을 한다.
또 한편으로는 그레이시에게 묘한 매력을 느꼈고 배우로서 완벽히 그녀가 되어 설명하기 힘든 그 매력을 모두 흡수하길 원했던 것도 같다. 그레이시가 자신의 화장품으로 화장을 해주었을 때 나란히 거울에 비친 자신과 그녀의 모습이 놀랍도록 닮았다는 것을 느끼고 얼굴에 희열이 스쳐 지나갔다. 각본을 위한 조사를 이유로 둘의 학교에 방문하여 학생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성적 긴장감을 조성해 보거나 사건의 발단이 된 pet shop에 들러 조와의 행위를 상상하며 몰입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인물에 완벽히 빠져들기 위해서 하는 행동 이라고만 보기엔 거북한 것이 사실이다. 그레이시도 엘리자베스가 온 이후로 자신이 원하던 기대와는 다르게 일이 흘러가는 듯 한 촉을 느낀다. 결국 엘리자베스는 조를 유혹에 관계를 가지고 조와 그레이시의 옛 편지를 조악한 감성으로 이용해 버린다. 엘리자베스는 이 날의 관계와 편지를 마지막으로 완벽히 그레이시란 인물을 흡수했다고 자신했다. 그레이시의 전남편 톰 그리고 아들 조시로부터 그레이시의 비밀을 들었고 조와의 관계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고 생각한다. 편지는 조와 그레이시의 첫 관계 이후 그레이시가 조에게 보낸 편지였다. 그 가스라이팅 같은 내용의 편지로 독백 연기를 하는 모습은 소름 돋을 정도로 정말 그레이시가 된 것처럼 보였다. 엘리자베스는 조의 내면을 흔들어 놓고 남들과 다를 것 없이 이 둘을 소비하고 이용해 버리 고서는 어떤 감정적 동요도 없었다. 자신이 획득한 것을 들고 돌아가서 하고 싶었던 것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그녀의 속내를 그레이시는 이미 다 파악하고 있었다. 집에서 조의 동요와 불안을 목격하였고 처음으로 과거의 사건에 대해서 다투게 되었고 아들 조시와의 통화를 통해 다 파악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간 엘리자베스는 이제껏 자신이 획득한 것을 모두 잃어버리는 큰 똥을 그레이시로부터 전달받는다. 그로 인해 그간 애썼던 인물에 대한 분석이 완벽하게 무너졌고 아무런 설정도 준비할 수 없는 상태로 촬영은 시작되었다. 그녀는 거울 앞에서 했던 독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싸구려 연기를 하고 만다. 그녀는 조와 그레이시의 집에 첫 방문을 하면서 그들에게 온 소포를 대신 전해줬었다. 그 소포는 그들을 혐오하는 사람이 보낸 똥이었는데 사실 엘리자베스도 그 소포와 다를 건 없는 존재였다.
 
조 유
 
조는 이제 36살의 성인이다. 조용하고 차분하며 가정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논란의 중심이었던 아내 그레이시와의 사이도 안정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조는 이 안정을 위해 백조처럼 발을 구르며 노력하고 있었다. 13살 시절 조는 그레이시에게 그루밍 범죄를 당한 것이 맞고 끊임없는 가스라이팅의 피해자라고 말할 수 있다. 조는 착한 사람이다. 조의 아버지도 문제가 생기면 속으로 숨기고 덮어두는 사람 같았다. 조는 그의 아버지와 매우 닮았기에 그레이시와의 일이 범죄로 사건화 되고 확대되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했을 것이다. 그래서 사건을 좋은 쪽으로 돌린 다는 것이 그녀와의 결혼까지 이어졌을 것이다. 조는 사실 그레이시에게 존중받지 못한다. 항상 통제당했다. 그녀는 조의 유일한 취미이자 쉴 곳인 나비 키우기 키트를 매번 벌레라며 혐오하고 무시했다. 그러면서 조에게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의지하여 그녀에게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죄책감이 들 수밖에 없도록 통제했다. 조는 채팅 어플로 외도 아닌 외도를 하기도 했고 엘리자베스의 두 번째 유혹에 넘어갔다. 하지만 육체적 접근이 먼저라기보다 정서적 환기가 그에겐 더 중요했었다. 자신을 이해해 주는 줄 알았던 엘리자베스가 이용만 했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의 상처를 입었지만 이 일탈을 기점으로 그는 과거의 사건과 정면으로 마주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다. 엘리자베스는 조에게 판도라의 상자였던 것이다. 조와 그레이시는 과거의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다투게 된다. 마침 조의 나비 애벌레가 아름다운 날개를 펼치고 깨어난다. 조는 나비를 소중히 창가로 가져가 자유를 향해 날려 보내준다.
조는 그레이시의 옆이 아닌 멀리 떨어진 펜스 밖에서 자신의 아이들의 졸업식을 지켜본다. 영화에서의 조는 아이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나비처럼 통제받지 않는 자신의 삶을 찾아 새롭게 떠나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는 관객들이 유일하게 조에 대해서만 감정 이입을 하게끔 해주었다. 이런 점이 매우 유 의미 하다고 보였다.
 
그레이시 애서튼 유
 
그레이시는 자신을 순수한 사람이라고 본다. 맞는 말이다. 어딘가 아직 어린 소녀 같고 보호해 줘야 할 것 같은 여린 모습이 있다. 그런데 마지막에 엘리자베스에게 한방 먹일 때를 생각해 보면 보통이 아닌 사람인 것이 확실하다. 반전이 있는 사람인 것이다. 그 모습을 토대로 내린 결론은 그녀는 자신이 36살 그리고 조가 13살이던 시절 남편과의 권태를 이기지 못하고 조에게 아주 나쁜 장난을 친 것 같다. 성에 대해서 무한 호기심의 시기를 지나는 조를 성적으로 유혹하고 자신의 권태를 처리하고자 했으나 예기치 못하게 현장을 들켜 버리고 만 것이다. 첫 관계 이후 조에게 보낸 편지 내용에는 놀랐을지도 모르는 아이에게 설득과 현혹을 동시에 하며 이 사실을 비밀로 하자고 적혀있었다. 이후에 둘이 주고받은 편지가 많았겠지만 조에게 남은 편지가 이 것 하나라는 것은 그레이시가 둘의 관계의 내면을 들키기 싫어서 처리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하필 임신하게 되었고 조를 끊임없이 가스라이팅 하며 자신을 순수한 사랑꾼으로 만들고 싶어 했을 것이다.
아동성애라는 정신 질환이 있지 않고 서는 중학교 학생에게 진실한 사랑을 느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렇기에 범죄로 구분하고 있는 것이고. 자신이 저지른 일들이 범죄화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고 이런 사실에 대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에게 300% 의지하는 그레이시를 착한 조는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것이 사건의 진실인데 착한 조는 너무 늦게야 진실을 바라보게 되었다. 조는 정말 사랑했던 자신의 아이들이 장성해서 독립을 하기까지 묵묵히 버텨 왔을 것이다. 그레이시는 이제 통제를 거두고 조를 놓아줄 때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