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or Things
기본정보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각본: 토니 맥나마라
원작: 알라스데어 그레이 (가여운 것들)
상영시간: 141분
수상: 제8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 사자상
등장인물 :
벨라 백스터 - 엠마 스톤
던컨 웨더번 - 마크 러팔로우
고드윈 백스터 박사 - 월렘 대포
맥스 맥캔들리스 - 라마 유세프
해리 애슬리 - 제러드 카마이클
오브리 드 라 폴 블레싱턴 경 - 크리스토퍼 애벗
펠리시티 - 마가렛 퀄리
관람 평
개봉 전이지만 기획전을 통해 미리 볼 수 있습니다. 미리 원작 소설을 읽어 봤다면 좀 더 재밌게 영화를 즐길 수 있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캐릭터들이 거의 팀 버튼 감독의 영화 급으로 개성 있고 흥미롭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특유의 어딘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에 만화적 캐릭터의 조합과 판타지 한 배경 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내용이 자극적이고 충격적이라 불편할 수도 있지만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훌륭해서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엠마스톤이 실제 인간의 성장 3단계의 특징에 맞춰 연기했다고 한다. 그녀가 연기로 보여주는 벨라의 성장에 따라 변하는 세세한 특징들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이번 오스카 상의 주인은 그녀 일 거라고 예측해 본다.
줄거리
푸른 드레스를 입은 슬픈 얼굴의 여인이 런던 다리 위에 서 있다. 그녀는 강물을 내려다보다가 뛰어내린다. 그녀의 이름은 빅토리아. 임신 9개월로 배 속의 아이와 함께 강물로 뛰어내린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죽지 않고 천재 과학자이자 의사인 갓윈 백스터에 의해 다시 살아나게 된다. 갓윈은 뇌사 상태의 그녀의 뇌를 제거하고 그 안에 그녀의 태아의 뇌를 이식해 되살린다. 그는 성인의 신체에 신생아의 정신을 가진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켜 벨라 백스터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실험체 벨라의 뇌는 마치 성인의 몸에 맞춰 진화하듯 빠르게 성장했다. 아직 잘 걷지 못하고 본능에 가까운 행동을 하고는 있지만 갓윈은 이 실험이 성공 적 일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녀의 행동 때문에 또 혹시나 자신의 어린 시절처럼 벨라가 사람들에게 외면당할까 봐 갓윈은 그녀를 집 안에 꼭꼭 숨겨둔다. 하지만 벨라는 점점 더 외부 세상에 대해 호기심이 커져 갔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했다. 이런 벨라를 잠재우기 위해 갓윈은 자신의 제자 맥스 맥 캔들 리스에 벨라를 보여주고 그녀에게 자신 이외에 또 한 명의 보호자를 만들어주기로 마음먹는다. 맥스는 벨라를 보자마자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했고 그녀가 갓윈의 잔인한 실험체임을 알아보고 안타까워한다. 그는 갓윈의 부탁에 따라 함께 그의 집에 머물며 벨라를 보호하고 관찰 기록 하기로 한다. 맥스는 벨라를 지켜보며 그녀의 순수한 호기심과 어떤 열정 같을 걸 발견하게 되고 점점 그녀에게 빠져든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갓윈은 벨라와 맥스를 약혼시킨다. 이 시점에 벨라는 성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쾌락과 쾌감에 대해 집중하고 궁금해했다. 그런데 맥스는 그녀의 호기심을 채워주는 사람은 아니었다. 이때 벨라가 궁금해서 찾아온 덩컨 웨더번은 단번에 그녀의 욕망을 채워주고 함께 넓은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갓윈은 맥스의 반대에도 그 여행을 허락했고 벨라에게 제대로 자유를 만끽할 기회를 준다. 벨라와 덩컨은 함께 집을 나섰고 벨라에겐 그토록 바라던 자유가 눈앞에 놓였다.
첫 여행지는 리스본이었다. 그녀는 리스본에서 덩컨과 할 수 있는 한 모든 쾌락을 누리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면서 자라난다. 덩컨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저런 경험을 통해 자라면서 점점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성욕 식욕 같은 1차원 적인 호기심을 넘어 자아와 지적 호기심이란 것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여행에서 만난 친구를 통해 자신이 누리던 삶 이외에 진짜 밑바닥 적자생존의 삶과 더위와 배고픔으로 죽어가는 아기들을 보게 되며 큰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덩컨이 도박으로 딴 돈을 아기들을 위해 주고자 한다. 사기당하는 줄도 모르는 순수한 그녀는 그 돈을 정작 엉뚱하게 다 날려 버리고 만다. 덩컨과 벨라는 리스본에서 다른 여행지로 가 던 길에 배에서 쫓겨난다. 둘은 돈 한 푼 없이 프랑스 파리에 내려졌다. 이곳에서 우연히 매춘업을 하는 포주를 만나게 되고 배우지 못했기에 이 일이 무슨 의미 인지도 모르고 발을 들여놓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덩컨은 배신감으로 치를 떨고 벨라를 떠나간다. 하지만 벨라는 덩컨이 떠나건 말건 관심이 없었다. 지금 막 자신이 새롭게 알게 된 이 이상한 세상에 온 관심이 쏠려 있었다. 매춘을 하면서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 벨라였다. 그녀는 스스로 돈을 벌어서 전시 등 문화 예술에 관한 공부, 의학에 대한 공부도 하게 된다. 인지부조화였던 벨라의 신체와 정신이 점점 균형점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파리에서의 시간 동안 벨라는 정말 많은 성장을 했다. 뒤뚱 거리던 걸음걸이는 아름다운 여성의 걸음걸이로 바뀌었고 두뇌는 더욱 큰 성장을 했다. 성장이라기보다 마치 진화에 가까웠다. 풍성한 어휘를 구성하여 대화하고 학습 능력도 어마어마했다. 작은 아기의 뇌가 신체에 맞춰 놀라운 속도로 자라나면서 일어난 현상이었다. 벨라의 여행이 길어지며 갓윈은 벨라를 만들었던 방법으로 또 다른 실험체를 탄생시키지만 무척이나 느린 성장 속도를 보여줄 뿐이었다. 벨라를 대신하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새로운 실험체를 보면서 갓윈과 맥스는 벨라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커졌다. 탄생 시점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알았던 매력적인 벨라의 특별함이 그리웠다. 갓윈의 몸에는 수술도 소용없을 정도로 암 덩이가 자라나 죽음을 향해 가고 있었다. 벨라가 파리에서의 삶이 무료하다고 느껴질 시점에 갓윈의 소식을 전하는 편지가 도착한다. 짐을 싸고 갓윈의 집으로 돌아간다. 이제야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알게 된 벨라였다. 가정부는 도착한 벨라를 반갑게 맞이하기보다는 창녀라고 불렀지만 벨라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맥스와 갓윈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자신과 같은 또 다른 실험체를 보게 된다. 이런 끔찍한 실험을 하는 갓윈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녀는 이미 갓윈을 자신의 아버지로 사랑하게 된 것이었다. 그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했고 다시 만난 맥스와 결혼식을 올리기로 마음먹는다. 다시 만난 맥스와 벨라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이제 벨라는 맥스보다 세상에 대해 사람에 대해 더욱 깊이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벨라와 맥스의 결혼식 날 불청객이 나타난다. 벨라가 빅토리아였을 때의 남편이 덩컨과 함께 결혼식장을 박차고 들어온 것이다. 덩컨이 벨라가 빅토리아였음을 눈치채고 그녀의 삶을 훼방 놓으려 전남편을 불러온 것이었다. 그런데 벨라는 자신이 알아야 할 사실은 정확히 알아야겠다는 마음이었는지 남편 블레싱턴 경을 따라가기로 한다. 맥스는 또 벨라를 놓치고 만다. 전남편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태도가 바뀌었다. 그는 집안의 하인들에게 총을 겨누며 통제했고 벨라에게도 폭력을 행사하여 힘을 빼앗아 자신의 소유물로 만들려고 했다. 벨라는 한때 자기 자신 이자 어머니였던 빅토리아의 흔적을 집에서 찾아낸다. 자신을 배 속에 품고도 다리 밑으로 뛰어내린 그 마음을 알게 된 것이다. 그녀는 남편에게 자신은 돌아가겠다고 면전에 당당히 말한다. 그는 사악한 속을 드러내며 총구를 그녀에게 들이밀어 협박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벨라는 그녀만의 특별함으로 이 문제를 인간 적 혹은 과학 적으로 해결한다.
다양한 관점
이후의 줄거리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아끼겠다. 이 영화는 시각적 효과가 극대화된 영화이다. 모든 장면의 모든 배경이 하나의 이야기고 벨라의 성장에 대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굉장히 많다. 그냥 어른 동화라기보다 어른 그림 동화라고 표현하면 더 좋겠다. 실제로 원작 소설의 삽화가 무척이나 흥미롭다고 한다. 벨라가 성인의 몸에 아이의 지능으로 그러니까 성인으로 허용되어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세상의 흔적이 쌓이지 않은 순수한 아이로서 느끼고 판단한다는 점이 재밌는 포인트다. ‘가여운 것들'은 세상의 옳고 그름의 규칙과 기준은 과연 정말 옳은 기준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새로운 의문을 가지게도 하고 한 편의 판타지한 성인 동화를 탐험하고 나온 것 같은 즐거움을 주는 영화였다. 왜 제목이 '가여운 것들' 일까? 갓윈의 어린 시절 학대로부터 출발한 기괴한 실험체들이 서로를 한 가족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모습이 가여워서 그렇게 붙인 걸까? 가볍게 보면 그저 재밌지만 깊이 파면 생각 할 것들이 많을 영화였다. 개봉 이후 평론가들의 의견들이 무척이나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