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Atilla Marcel)
감독:실뱅 쇼메
장르:코미디, 드라마
출연:
귀욤 고의스 - 폴, 아틸라 마르셀 역
앤 르 니 - 마담 프루스트 역
스토리 라인
주인공 폴은 어릴 적 레슬러였던 아버지의 폭력에 의해 어머니가 살해당했다는 왜곡된 기억으로 말을 잃었다. 뛰어난 피아노 실력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그저 쌍둥이 이모들이 하는 댄스 교습소에서 반주하는 게 연주의 전부였다. 매일 두려운 아버지가 등장하는 꿈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깨어서도 두 이모의 유난스러움과 요란함을 버텨내야 한다. 한 집안에 MBTI 두 극단의 협업을 볼 수 있다. 권태롭게 매일 같은 패턴의 날을 보내던 어느 날 그에게 새로운 일이 벌어진다. 프루스트라는 한 여인의 집에 방문하는 기회가 생겨난 것이다. 마담 프루스트, 그녀는 무의식 속 과거의 기억을 찾아 줌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일종의 심리 치유사였다. 그녀는 의심스러운 첫인상과는 다르게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였다. 그녀는 폴의 아픔을 금방 알아봤고 그에게 도움의 손을 내민다.
이 영화는 그의 내면 아이를 찾게 되는 이야기다. 우연함이 운명으로 나아가는 익숙한 플롯이지만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운 성격 표현과 화면구성은 이 영화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본 지 오래되었어도 나의 인생 영화 목록에 빠지지 않을 영화다.
아름다운 미장센
* 암시와 실마리의 색(color)
아기의 시선이 카메라의 시선이 되어 아버지를 관찰한다. 그의 등에는 영화의 제목이자 그의 이름인 Atilla Marcel이 적혀있다. 주인공 폴의 어긋난 기억의 시작인 글자 아틸라 마르셀이지만 그 색감이 화려하다. 꿈이건 최면 상태이건 진실을 찾아가는 색감은 화려하게 표현했다.
* 관계를 표현하는 구도
기억의 왜곡: 중요한 비밀을 감추고 폴을 속박한 두 쌍둥이 이모와 폴의 샷은 대부분 대칭의 구도로 보여준다. 이모들은 폴에게 철저히 비밀을 지키려는 치밀함을 드러내고 상황이 변화되어 환기되기를 거부하여 답답한 분위기를 유발한다.
* 빛의 의미
정원의 빛: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 첫발을 들여놓는 폴. 어둠 속에서 그를 이끈 눈이 부실 만큼의 빛은 앞으로 억압에서의 해방을 의미한다.
피아노 앞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 폴의 하루에 첫 시작은 이모들이 피아노 앞 창문을 활짝 여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곧 이모들이 피아노 뚜껑을 열면 그 빛은 가려지고 폴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생긴다. 이것은 억압과 통제를 의미한다.
감독 실뱅쇼메 (Sylvain Chomet)
실뱅쇼메 감독은 애니메이션 영화감독으로 유명하다. 그가 감독한 실사 영화로는 '사랑해 파리'에서 에피소드 에펠탑과 2013년에 만들어진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 있으며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일루셔니스트' ‘벨빌의 세 쌍둥이' 단편 '늙은 여인과 비둘기(The old lady and the pigeons)가 있다. 일루셔니스트는 각색을 하였고 나머지 작품들은 그가 각본까지 했다. 일루셔니스트는 그의 대표적 애니메이션 영화 중 하나이다. 프랑스 코미디언 쟈크 타티의 각본이 그에게 전달되어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쟈크타티와 실뱅쇼메가 바라본 변해 가는 것들에 대한 애잔함을 이 영화를 통해 전달받게 된다. 그의 작품을 통틀어 살펴보면 공통된 그의 관점을 찾아낼 수 있다. 일루셔니스트에서는 늙은 마법사의 예술과 순수한 사랑이 또 등장하는 다른 예술가들의 소중히 지켜왔던 가치들이 시대의 변화와 자본의 힘으로 더럽혀지고 빼앗기고 외면당하는 모습이 담겨있고 '사랑해 파리'에서의 두 광대 역시 일루셔니스트의 마법사와 닮아있다. '늙은 여인과 비둘기'에서는 파리에 관광하러 온 성조기를 입은 뚱뚱한 미국인을 늙은 여인에 또 미국인이 먹다 흘리는 팝콘을 주워 먹는 비둘기를 주인공 남자에게 대입시키며 미국의 거대 자본주의가 퍼뜨리는 피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다. 이 모습은 '벨빌의 세 쌍둥이'이에서 햄버거를 들고 있는 살찐 자유의 여신상을 보아 도 알 수 있다. 프랑스 작품 특유의 색을 입은 가족애, 소외된 사람들, 소소한 행복과 애잔 한 이별과 만남이 그의 작품에도 녹아있다. 그의 애니메이션의 부드럽고 섬세한 동작과 감정선은 그가 직접 그리고 작업하기에 느낄 수 있는 것이라 한다. 애니메이션과 영화 모두 그만의 따뜻하고 자연에 가까운 색감으로 가득하다. 감독은 삶 속에 진정 소중한 소소한 것들의 가치를 또 그것을 그만의 캐릭터와 연출을 통해 흘릴 만큼 아름다운 화면에 펼쳐놓는다. 마담 프루스트 역시 기대만큼 좋았다. 탄탄한 줄거리와 빈틈없는 연출과 주인공의 심리 표현, 그의 애니메이션 작품들 만큼의 아름다운 색감이 훌륭했다. 시각적 요소들이 무척 풍부했다. 주인공의 상황과 심리에 따라 장면마다 색감이 달라졌고 자연과의 친화를 중시하는 감독의 사상만큼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풀과 나무 냄새가 풍겨 나올 정도로 연출되었다. 주인공의 기억 여행에서는 그의 심리와 반대로 화려하면서 빈티지한 색감과 판타지적 캐릭터를 등장시키며 그만의 유니크한 미장센을 연출해 냈다. 독특하면서도 정겨운 그의 장면 연출 방법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소품의 배치를 통해 세밀하게 들어내는 연출법도 눈여겨보게 된다. 다시 영화를 세세히 한 장면씩 보면 그가 연출하는 시각적 방법이 어떤 식으로 관객에게 전달이 되는지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